유정 황한수
1학년 아이들이 쉬는 시간인가 봅니다.
질서정연하게 한 줄로 거리두기를 지키며
교장실 바로 앞에 있는 화장실로 옵니다.
피하고 싶은데
나 또한 생리적인 현상이라 교장실 문을 열었습니다.
마스크를 잘 착용한 아이들을 화장실에서 만났습니다.
‘궁금해 죽겠어요’하는 표정으로 나를 기다립니다.
교장선생님 나오셨다.
교장선생님은 어디서 밥 먹어요?
교장실에서
그럼 어디서 가져와요?
급식실 앞에서 가져오지요?
누구랑 먹어요?
혼자 먹지요
혼자 먹으면 쓸쓸하지 않아요?
그렇지요, 아니 괜찮아요.
많이 먹어요?
그냥 적당히 먹어요
답을 해주면 해줄수록 꼬리에 꼬리를 물고
더 궁금증이 생기는 아이들입니다.
대답이 없으면 어떻게 생각할까?
걱정이 되기도 하고
의기소침 기분이 나빠질까봐 답하기도 하고
궁금해서 질문해오는 아이들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여 조심조심 답을 해줍니다.
그러고 돌아서려는데
교장선생님! 고맙습니다.
점심 맛있게 드세요.
환한 얼굴로 손까지 흔들어 줍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만납니다.
아이들 참, 귀엽고 사랑스럽습니다.
